손경순 예전무용단
 
     
 
예전무용단 2003년 정기공연을 보고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120


공연의 방식이나 형식은 다양하다. 
다양함 속에서 자신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더욱 어려운 요즈음, 예전무용단의 이번 공연은 자신의 색깔이 뚜렷했다. 
학구적이고 대중 즉 관객 지향적이었다. 
바로 이 점이 현재 무용계에서 일구어낸 혁혁한 성과라고 생각된다. 
그러기에 이 무용단의 활동이 높이 평가되었으면 한다. 
공연 팜플렛은 교육적인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고 관객의 절반 이상이 일반인이었다. 
이들이 공연 내내 내뿜는 열기와 공연후의 반응은 무대 위 공연이상으로 내게 충격과 기쁨과 고마움까지 안겨주었다. 
이러한 공연이 바로 쌍방향적인 열린 공연이라고 생각된다. 
말로만 듣던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체험하며 자긍심이 생겨나고 저력이 느껴지고, 그래서 살 이유를 찾은 듯 당당한 어깨로 가슴 뿌듯한 미소를 머금고 한 손에는 공연팜플렛을 들고 아쉬운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가는 관객들을 나는 유심히 보았다. 
이것이 이 무용단, 예전무용단에 대한 모든 평가라고 본다. 


1부 막을 여는 "학연화대무"는 예전무용단의 저력이 십분 발휘되었다. 
특히 학무는 백미였다. 공들여 추는 춤을 돋보이게 만드는 의상에서는 이 무용단의 정재에 대한 학구열과 애정까지 엿볼 수 있었다. 
관객의 탄성도 느낄 수 있었으며 정재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는 절제와 상징성이 기막히게 녹아 있었다. 
뒤이은 "하늘마치"는 우리 춤의 대표격인 살풀이, 그 중에서도 도살풀이를 재창작한 춤으로 재창작의도가 원작의 핵심을 잘 드러내었다. 
다른 살풀이춤에 비해 제의성, 의식성이 두드러지는 그러나 자연스러움과 소박함이 묻어나는 춤이다. 
삶과 의식을 하나로 보기에 이러한 특성이 한 춤사위에 있는 것, 이것이 우리 민속춤의 정수가 아닌가. 이것을 안무자는 보여 주었다. 
"하늘마치"가 춤의 제의성을 대표했다면 2부의 무첩(舞帖)은 우리네 춤의 마음가짐을 드러냈다고 본다. 
춤을 '몸을 통한 마음 다스림'으로 보는 조상들의 예악정신이 잘 드러난 것이다. 
아마도 정재로 훈련된 이 무용단만의 특성이 아니었나 싶다. 

본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태평소와 사물시나위(꽹과리 춤)는, 춤이란 모름지기 악가무 일체임을 유감없이 작품이었다. 
악이 품으로 하나됨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었으며, 공연장 전체가 신명으로 어우러졌다. 
신명을 돋구어 삶을 진정한 삶으로 승화시키는, 삶의 춤을 보여준 것이다. 
신명은 '맺고 풀고 죽이고 살리고'를 쉼 없이 즉 죽음과 삶을 끊임없이 넘나드는 몰아에서 생기는 삶의 진수인 것을 바로 이 춤이 관객에게 보여 준 것이었다. 
관객들은 환호했다. 

그 동안 꽹과리는 사물놀이의 일원으로서만 접할 수 있었던 것을 춤으로서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군무로 창작되어 최초로 무대에 올려 졌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본 공연에서 정재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대표했다면 민속춤의 재창조는 우리민족의 저력을 느끼게 해 준 작품들이었다. 
순간 아쉬움이 스친다. 좀 더 욕심을 내 대작들로 만들면 어떨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그 소박함과 진솔함이 우리네 춤을 추는 우리네 정서인 것을. 이것이 예전무용단 만의 숨은 힘인 것을......  많이 연구했고 깊이 고민하고 평소 열심히 땀흘리며 연습한 예전무용단의 이번 공연은 입춘대길을 기원하는 봄을 여는 춤판이었다.
예전무용단에 감사한다. 
아마도 봄 춤판의 막열음이 이러했으니 올해 무용계에 좋은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 기대해 보고싶다. 

예전무용단 평론가의 글...